2020.09.28 (Mon) / 5 min read
요즘 애들은 번개장터 쓰지 않아?
올해는 좀 달라졌습니다. 기상천외한 이용 후기(ex. 제주도에서 앱을 켜면 참돔도 매물로 나온다, 벌레를 대신 잡아 달라는 의뢰가 올라오더라, 동반 입대자를 구하더라….)가 커뮤니티 곳곳에 널리 퍼지면서 “아, 요즘 웃기더라”라는 친숙한 이미지가 생겼어요. 이용자 중 MZ세대, 특히 1020 Z세대의 비율이 높은 건 번개장터 앱이지만, 지금 요즘 애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는 건 두 말 할 여지 없이 당근마켓입니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건 곧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징조죠. 올해 당근마켓이 새로 달성한 지표는 무려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 민족이 달성했다는 월 이용자(MAU) 1,000만! 입니다. 중고 거래계의 아마존이 되려고 하는 건가? 생각하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당근마켓은 언론을 통해 수 차례 ‘지역 교류의 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어요.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이름값을 살려 동네 사람들의 비대면 핫플로 자리잡겠다는 겁니다. 얼마 전 중고 거래와 상관 없이 동네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인 ‘동네 생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커뮤니티 기능을 살리겠다는 방향성을 확고히 했고요.
그런데요 여러분, 의외로 이런 변화를 MZ세대가 먼저 환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이미 인터넷 친구을 만날 수 있는 SNS나 익명 커뮤니티가 충분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당근마켓을 새로운 온라인 활동지로 받아들이겠다는 거예요. 어찌됐든 중고 거래가 핵심인 이 플랫폼에서 굳이~ 관계를 쌓는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그래서 캐릿이 직접 물어봤습니다. 지금 MZ세대가 이 신생 커뮤니티에 스며드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이런 요소들 때문이래요 ↓↓
새로 이사 오신 분들이 당근마켓에 동네 정보를 물어볼 때가 있어요. 그러면 맛집, 도서관 개관 시간, 카페 추천 등 다양한 정보들이 댓글로 올라오는데, 보다 보면 몰랐던 곳들을 새로 알 수 있어서 좋아요. 블로그는 아무리 내돈내산을 강조해도 요즘엔 이것도 광고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의심스러운데요. 똑같이 일면식이 없지만, 당근마켓 유저들은 동네 인증을 받았으니 더 믿음이 가죠. 이수현(23세, 대학생) |
새로 이사 오신 주민분이 동네 산의 입구가 어디인지, 등산 코스가 있는지 질문 글을 올리셨길래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해드린 적이 있어요. 원래 커뮤니티는 눈팅만 하는 편인데, 제가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나서 답변해 줄 수밖에 없더라고요. 같은 동네 주민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소속감이나 친밀감이 느껴져서요. 안서희(20세, 대학생) |
홍대·강남 등 번화가 맛집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의 일 잘하는 집을 좀 더 알게 됐어요. 무조건 유명하고 광고 많은 곳도 좋지만 소소하게 입소문 난 동네의 가게나 시설도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안서희(20세, 대학생) |
당근마켓의 중고 거래는 대부분 동네 안에서 직접 만나 이뤄집니다. 거래 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에 대한 평가를 주고받는데, 이게 바로 위에서 말하는 ‘매너 온도’예요. 닉네임을 누르면 나오는 프로필 창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36.5도를 시작으로 100도까지 올릴 수 있는 일종의 신용 등급입니다. 약속 시간을 어기거나 물건 상태를 부풀리는 사람을 거를 수 있게 되는 거죠.
직접 만나서 물건을 주고받으니까 훈훈한 상황을 많이 겪게 돼요. 한번은 저와 액세서리 취향이 맞는 구매자를 만난 적 있는데요, 연락처를 교환해서 당근에 올리기 전에 미리 구매하실 건지 물어보는 사이가 됐답니다. 또 한번은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거래하러 오셔서 도넛과 초콜릿을 덤으로 주셨어요. 직거래를 하면 직접 구매자를 만날 수 있다 보니까 사회생활을 체험하는 것 같아서 설레요. 박소현(16세, 중학생) |
동네에 아예 당근 만남의 장소가 있어요! 눈에 띄는 장소가 홈플러스밖에 없어서 다들 그곳을 직거래 장소로 정하거든요. 다들 엄청 민망한 포즈와 얼굴로 “혹시…. 당근이세요?”라며 짝을 찾아다니는데 그 광경이 너무 웃펐어요. 저도 한참 헤맨 끝에 접선(?)에 성공할 수 있었답니다. 정주은(16세, 중학생) |
당근마켓 동네 생활 게시판에 종종 고양이 자랑 글도 올리고 구경도 해요. 동네 사람들끼리 게시판에서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걸 보면서 저도 거기에 껴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네’라는 키워드가 주는 안정감이 있는 것 같아요. 당근마켓에서 정보나 일상을 나누는 게시물을 보면 그 안에 호의가 녹아있다는 게 느껴져요. 같은 동네 사람들이라 더 공감이 잘 되기 때문일까요? 배예서(24세, 당근마켓 이용자) |
사실 온라인에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당근마켓 말고도 많이 있지만, ‘당장 지금, 집 근처’에서 사람들과 즉각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당근마켓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혹시 신촌 주변에서 시계를 빌릴수 있을까 하는 글을 올렸는데, 5분만에 흔쾌히 대가없이 빌려주시겠다는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아마 그분이 멀리 사는 분이셨다면 그런 선의는 불가능했을 것 같아요. 정말 동네 기반 커뮤니티라서 가능했죠. 권석우(23세, 대학생) |
그럼요. 예를 들어 다음 카페나 트위터에서 얘기를 나눈 상대와는 ‘언젠간 만나겠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런데 에브리타임은 캠퍼스에서 언젠가는 스쳐 지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른 익명 커뮤니티에선 제 신상을 절대! 밝히지 않지만, 에브리타임에선 ‘학우들이니까 괜찮아’라는 생각으로 제가 했던 인턴십이나 자격증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자세하게 알려주는 편이에요! 전다예(23세, 대학생) |
네. 익명의 관계라서 더 부담 없이 가까워질 때가 있거든요. 지인이 베푼 친절은 저에게 가끔 부담으로 오기도 해요. 아무래도 현실 관계에선 신경 써야 할 점도 많고, 호의를 받았으면 보답을 어떻게 해 줘야 할지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상대방도 그 점을 걱정할까봐 고민이 되기도 하고요. 근데 익명은 거기서 딱! 인연이 끝이니까 좀 더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시험 기간에 학교 도서관 한쪽에 연습장용 이면지를 두고, 필요한 사람은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알린 적이 있답니다. 전다예(23세, 대학생) |
소속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익명이라도 ‘대학’이라는 연결 고리가 있으니까 가끔 만나는 어사어색한 사이의 줄임말. 반대말은 찐친 관계의 친구들보다는 에브리타임 이용자들에게 친근감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저에게 공모전 참가작 투표권이 3장 있는데, 얼굴만 아는 친구와 에브리타임에 도움 글을 올린 익명의 학우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후자 쪽에 2표를 줄 거란 말이에요. 우와 뭉치자~ 라고 불타오르기 쉬운 것 같아요. 이서영(25세, 대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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