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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MZ세대는 ‘이런 것’까지 신경 쓴다

2020.09.16 (Wed) /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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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봤어? 인스타에 OOO 사과문 올라온 거?”
ㅇㅇ 근데 그게 사과문이냐?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거지? 
그러니까. 제목만 사과문이지 분위기는 뭐 거의 협박문이던데.”

뒷광고, 선 넘은 콘텐츠, 가짜 뉴스와 패러디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수습하기 위한 ‘사과문’이 온라인상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작은 실수에도 ‘불매 운동’, ‘탈 구독’을 외치는 무서운 소비자들 앞에서 기업의 위기관리는 더욱 중요해졌죠. 잘못을 감추기 힘든 디지털 세상에선 필수적인 사과 방법이 공식 사과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과문이 많아지면서 이를 평가·분석하는 👨‍⚖️MZ세대👩‍⚖️가 나타났습니다!!

사과문이라고 다 똑같은 사과문이 아니라는 MZ세대

덕분에 최근에는 사과문 작성 시 챙겨야 할 항목들이 몇 가지 더 늘어났는데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사과문 작성법만을 염두에 둔 채 작성하셨다가는 사과를 하고도 욕을 먹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과문 잘못 작성했다가 커뮤니티에서 부정 바이럴이 더 널리 퍼지는 경우가 많아졌거든요..😰)


그럼 MZ세대가 말하는 제대로 쓰인 사과문은 어떤 것일까요? 육하원칙을 지킨 정성스러운 답변? 빠른 해명? 그것은 기본이고요! MZ세대는 조금 더 디테일한 시선으로 사과문을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캐릿에서 MZ세대가 불편하다고 느낀 사과문’들이 어떤 것인지 취재했습니다. 

이 콘텐츠를 꼭 읽어야 하는 분
- 왜 브랜드에서 직접 사과문을 올려도 오히려 더 욕을 먹는지 이해가 잘 안 되셨던 분
- 사과문 작성할 일이 생기면 육하원칙만 잘 지켜서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던 분
- 사과문이 이 정도면 됐지..라고 생각하셨던 분

1. 사과문 수정 → 😒 숨기려다가 걸려서 이제야 사과하는구나!

MZ세대는 사과문을 고치거나 삭제하는 것을 가장 불편해합니다. 이들에게 사과문을 삭제한다는 것은 ‘우린 더 이상 반성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대요. 또 사과문을 수정하는 행동은 ‘논란이 된 당시에는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몰랐구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사과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며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면 ‘이것 봐라? 숨기려고 했다가 안 되니까 추가하는구나? 괘씸해!’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해요. 

실제로 모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는 논란이 된 이슈를 해명하는 사과문을 삭제했다가 ‘왜 사과문을 지웠냐’며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재게시하여 더 큰 이미지 타격을 입었고, 2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모 유튜버도 성의 없는 사과문을 올렸다가 질타를 받고 여러 차례에 걸친 수정 사과문을 업데이트하며 많은 팬을 잃기도 했지요. ‘지금 여론이 너무 부정적이니까 빨리 사과문부터 올리고 나중에 다듬자’라는 섣부른 생각으로 사과문을 올리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수정하거나 삭제해도 예전 내용이 뭐였는지 다 공유되는 온라인 세상

 

사과문을 수정, 삭제하는 것은 새로운 고객 혹은 소비자에게 자신의 과거를 숨기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서 좋은 반성의 태도라고 느껴지지 않아요.  만약 정말 잘못을 뉘우치고, 구독자 혹은 고객에게 사과하고 싶었다면 사과문 작성에 앞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어떻게 영상이나 글로 풀어낼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하는 과정이 있었겠지요. K(23세, 대학생)

Check Point
모든 기록이 남는 온라인 세상에서 사과문을 쉽게 수정, 삭제하지 마세요! (올리는 순간, 이미 많은 사람이 캡처하거든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에 대해 확실하게 해명할 수 있는 사과문을 작성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2. 댓글 기능 막아둠 → 😒 사과문만 올리면 끝인가? 소통 안 해? 

이슈가 터진 당장에는 사과문에도 비판적인 댓글이 달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과문 댓글 반응을 보면 용서해주자는 반응보다는 계속해서 욕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거든요. 하지만 이런 댓글이 보기 싫다는 이유로 댓글 기능을 차단하시면 안 됩니다. 절대로요! 리뷰 시대를 살아가는 MZ세대에겐 본문보다 댓글 반응이 더 중요하거든요. 사과 주체의 대댓글, 댓글에 달린 좋아요 숫자까지 살펴볼 정도로 댓글을 유심히 본답니다.
 
‘죄송합니다. 어떠한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해놓고 댓글 기능은 막혀 있다면 MZ세대는 ‘아 그냥 말뿐이구나, 피드백 받을 마음이 전혀 없구나’로 받아들입니다. 실제로 모 브랜드는 잘못을 사죄하면서 댓글 기능을 막아둔 채 사과문을 올려 더 큰 비난을 받았어요. 

 

사과문 댓글 기능 차단 = 불난 집에 휘발유 붓기


본인에게 유리한 댓글들만 취사 선택해 남기고 나머지는 삭제하는 행위도 물론 안 됩니다. 부정적인 댓글들이 사라지면 ‘여기서 내 댓글을 지웠다!’는 캡처 사진이 올라오며 더 큰 논란이 될 거예요. 반대로 본인을 옹호해주는 댓글에만 하트를 누르면 ‘댓글 밀어내기’(안 좋은 댓글이 밑으로 내려가게 하려는 것)를 한다고 혼날 수 있습니다. MZ세대에게 ‘아직 정신 못 차렸구나?’라는 피드백을 받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러한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댓글 취사선택 =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MZ세대

 

댓글 기능을 막아두는 것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피드백은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것으로 여겨져요.  댓글을 통해서 본인 혹은 브랜드를 아끼는 팬들에게 건전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고 고쳐나가야 할 점을 알아갈 수도 있는데 이를 거부한 것이니까요.  이수현(23세, 대학생)

Check Point
사과문을 SNS에 올릴 때는 댓글 기능을 꼭 열어두세요. 이번 잘못에 대해 어떠한 피드백도 다 받아들이고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댓글 하나하나에 반응해서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댓글 반응을 전체적으로 살피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적확한 해명을 내놓는 편이 좋습니다.

3. 글씨 뭉개짐, 사과문 보면서 읽는 영상, 예쁜 썸네일
→ 😤 이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성의가 없네

올해 초, 매일유업의 대표가 소비자에게 자필로 쓴 사과문이 온라인에서 이슈였습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답해줄 일이냐, 직접 편지를 쓴 모습이 참 인상적이라며 긍정적 반응이 일었죠. 하지만 똑같은 자필 사과문이라도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면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모 온라인 쇼핑몰 대표가 부정적인 이슈와 관련해 올린 자필 사과문이 논란이 됐는데요. 뒤로 갈수록 글씨체가 뭉개지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 테이프가 아닌 볼펜으로 여러 번 긋고 다시 쓰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다시 쓰기도, 수정 펜을 사용하기도 귀찮았나 보다’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습니다. 인터뷰이 안수현 씨는 “사과문은 모두가 알아볼 수 있게 적어야 한다”며 “아무리 자필 사과문이라도 성의 없게 쓴 사과문은 키보드로 타이핑한 사과문만 못하다”고 전했습니다. 행간과 글씨체에서도 진정성을 찾는 MZ세대는 이런 사소한 형식도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인식하고 있어요.

MZ세대가 성의 없다고 생각하는 사과문의 다른 종류는, 보고 읽는 행위입니다. 카메라를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미리 써둔 사과문을 앞에 두고 읽는 태도에 대한 비난이 많아요. ‘글로 작성한 사과문과 차이가 없다’, ‘저 사과문을 본인이 쓴 것인지, 회사 측에서 변호사를 고용해 작성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눈빛과 목소리에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 등 성의 없다는 내용의 댓글이 많이 달리죠.  

사과문을 보고 읽는 듯한 태도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MZ세대 익명을 요청한 한 인터뷰이는 “글보다 영상이 조금 더 성의 있는 사과라고 느끼는 모양인데,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미 작성된 글을 그대로 읽는 영상은 사과글만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사과문 전문을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리는 것이 내용 이해와 전달력 측면에서 더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너무 짧은 사과문도 문제가 됩니다. 대중이 화가 난 포인트가 3가지라면 3가지에 모두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합니다. 뭉뚱그려 죄송하다, 잘 몰랐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짤막한 답변으로 일관한다면 사과문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 MZ세대의 입장입니다.

나아가 최근에는 사과문과 함께 올라오는 썸네일, 사진까지도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본문에는 잘못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진은 인스타그램 피드 분위기를 맞추려는 듯 평소와 같은 사진을 올려두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스크롤을 내리는 사람들이 많겠죠. MZ세대는 이런 모습 또한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기만적인 행위라고 인식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과문과 해명 영상을 확인했는데요. 죄다 변명이거나 잠수를 타거나 그냥 허리 좀 숙이고, 머리 좀 조아리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사과문도 많았어요. 또 본인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얘기가 아니라 미리 적어 온 대본을 책 읽듯이 읽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그런 가벼운 태도는 보는 사람에게도 다 전해집니다. 정말 많이 고민하고 할 말을 정리해서 확실히 전달하는 것만이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해명이라고 생각해요. 정주은(16세, 중학생)

Check Point 
사과문, 해명 영상을 다 만들었다면 성의 없어 보이는 측면은 없는지 꼭 한 번 더 확인하고 업로드 하세요.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 불쾌하게 느껴질 만한 포인트가 있다면, 귀찮더라도 수정해서 성의 있는 사과문을 만드는 데 힘을 쏟으셔야 합니다.

4. “대신 해명하겠습니다”, “직원의 실수입니다”
→ 😤 사과의 주체를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거야? 비겁해!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사과문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잘못은 A에게 있는데 B를 통해 해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죠. 최근 모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의 실수로 벌어진 일베 논란에 대해 해당 프로그램 출연자가 대신 사과하는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올리며 ‘최근 논란이 출연자에게 옮겨가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그분의 진정성이 담긴 요청으로 올린다’고 언급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댓글에는 ‘출연자를 방패막이로 삼았다’,  ‘편집자가 얼굴을 비추고 사과해야지 다른 사람에게 불똥 튀게 하지 마라  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어요. 사과의 주체가 나오지 않아 더 뿔이 난 거죠.

기본적으로 사과의 주체가 사과를 해야 진정성 있는 것이라고 느끼는 MZ세대

 

‘담당자에게 경고 조치를 취하고 책임을 묻겠습니다’ 혹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 직원이 교육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멘트도 때에 따라서 문제가 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한 거 아니냐고요? 이렇게 말하면서 회사가 쏙 빠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모든 건 직원 개인의 잘못이고 회사는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면 MZ세대는 오히려 책임감이 없는 듯한 모습에 반감을 가지게 된대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과문을 ‘패키지 형태’로 작성해야 합니다. ① 경위를 확실히 밝히고  ② 정확한 사과 멘트와 담당자에 대한 조치 내용을 알리고  ③ 회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을 하겠으며 ④ 결정권자/회사는 책임을 지고 ~하겠다는 내용의 완성된 사과문을 내놓아야 MZ세대는 책임감 있는 사과문으로 인정해 줍니다.

Check Point 
사과문을 작성할 땐, 사과의 주체를 분명히 하고 대책은 종합적 패키지로 내놓으셔야 합니다. 이렇게 하겠다 찔끔, 저렇게 하겠다 찔끔... 코스 요리 내놓듯 찔끔 내놓는 대책들은 MZ세대에게 ‘이 순간을 얼렁뚱땅 무마하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테니까요.

이외에도 MZ세대 자문단은 추상적으로 쓰지 말 것, 논점을 흐리는 내용으로 잘못에서 빠져나가려 하지 말 것, 특정 소수만 볼 수 있는 커뮤니티에 사과문 올리지 말 것 등의 불편함 모먼트를 언급했는데요. 모두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사과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이죠.

물론 제일 좋은 것은 사과할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겠지만, 우린 로봇이 아니니 당연히 실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논란을 잘 수습하는 과정에서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할 수도 있고요. 이번 기사를 토대로 MZ세대가 사과문에서 어떤 내용과 태도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도움을 얻으셨길 바랍니다.  

😍 P.S. MZ세대에게 칭찬받은 사과문 😍 
마지막으로, MZ세대가 꼽은 훌륭한 사과문을 공개합니다. 아까 패키지라고 표현했던 모든 항목이 다 포함되어야 좋은 사과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사건의 경위와 사후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빠른 시일 내에 사과문을 올림

✅ 논란이 된 특정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해명을 함

✅ 정성스럽게 사과문을 작성했다는 느낌이 들도록 문체, 분량에 신경 씀
✅ 말로만 사죄하지 않고, 피해를 끼친 곳에 기부하거나 봉사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줌

 

 

사건의 경위와 사후 조치를 구체적으로 밝힌 <놀라운토요일> 사과문

 

 

논란의 핵심을 인정하고 빠르게 사과한 웰킵스 사과문

 

 


말로만 하는 사과가 아닌 직접 실천하는 사과의 자세를 보여준 무신사 사과문

 

캐릿의 4줄 요약
1. 사과문 수정과 삭제는 여론만 악화시킬 뿐, 나중에 다듬을 생각 말고 처음부터 완성된 사과문을 올릴 것
2. 사과문을 작성할 때는 댓글 기능을 열어두고 소통, 대중의 피드백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음을 보일 것
3. 글씨체, 시선 처리, 썸네일 사진 등 사과문 이외의 요소들도 신경 써서 성의를 다했음을 보여줄 것
4. 사과의 주체가 나와서 책임지고 사과할 것, 대책은 패키지로 완성된 사과문을 내놓을 것

 

 


캐릿 아이콘 정혁준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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