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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브랜드, 돈으로 혼내주는 MZ세대

2020.04.15 (Wed) /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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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멘트 하나 올릴 때도, 내부에서 많은 검수를 거칩니다. 신조어도 함부로 쓸 수 없어요. 단어 하나도 조심해서 선택해야 하죠. 이 짧은 문구 하나 올리느라 일주일 내내 고생하는 담당자가 있다는 것을 고객들은 모르겠죠? (OO기업 SNS 담당자)

브랜드 홍보는 늘 조심스럽습니다. 상품 하자, 젠더 이슈, 직원 문제 등 부정적 이슈가 생기면 SNS에 퍼져나가는 건 순식간이죠. 때문에 담당자들은 늘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부정적 이슈에 언제라도 ‘참교육 가자!’며 달려올 준비가 되어 있는 MZ세대. 그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대비해야 하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너무 슬퍼 마세요! 최근 MZ세대 사이에선 참교육과 반대로 '혼내주는' 문화가 빠르게 퍼지고 있으니까요. 둘 다 나쁜 말 아니냐고요? 아래 사전을 보시죠.

   요즘 단어 사전

   1. 참교육: 
    -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본때를 보여주자!
    - 예시) "유니클로 불매운동으로 참교육!"

   2. 혼내주자: 
   - 참교육의 반의어.
      진짜 혼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매를 들어 도와주자는 의미.
      '혼쭐'로도 쓰임.
   - 예시) "갓뚜기 혼내주러 가자!"

   3. 돈쭐내자: 
    - 혼내주자에서 파생된 단어.
       칭찬만 할 게 아니라,
       돈으로 혼쭐을 내주자는 의미.
    - 예시) "코로나 선행 식당, 돈쭐 내주자!"

네, 그렇습니다. 기업이 잘못했을 때 참교육 받는 속도만큼 잘했을 때 혼쭐나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무언가를 잘못해서 공격받는 기업들은 워낙 많으니, 오히려 좋은 기업들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고 칭찬해주는 문화가  생긴 것입니다.  (클릭) MZ세대의 '돈쭐' 예시




 



 



 



 
돈쭐! 내 작고 소중한 용돈 가져가!!

그리고 소문의 중심에는 항상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가 있습니다. 이들은 검색 능력도 좋고 커뮤니티(카페, 트위터, SNS 등)에서 이야기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노하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오늘은 MZ세대가 혼쭐, 돈쭐을 결심하고 자발적으로 온라인에서 홍보해주는 순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착한 허위광고일 때

보통 광고 사진은 현실 제품에 비해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마련이라 '이번에도 속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요. 아래 사진들은 반대입니다. 왼쪽 광고 사진은 실물 그대로 과장 없이 제품을 담아냈고 반대로 현실 음식은 더 푸짐하고 고퀄이죠. MZ세대는 이와 같은 모습에 "착한 허위광고를 봤다"며 혼내주기 시작합니다. 



 



 



 

착한 허위광고를 알아서 바이럴해주는 MZ세대

 

MZ세대는 사회적 디폴트(특별한 요건이 없다면 자동으로 선택되는 옵션)를 '소비자를 생각해주는 기업이라면 우리도 적극 도와주고 싶어'로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바이럴을 도와줍니다. 착한 허위광고를 널리 알리는 거죠.


물가도 비싸고 돈 벌기도 어려우니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기업이 있으면 좋게 바라봐요. 더군다나 20대 사이에서는 저런 것들이 유머로 곧잘 퍼지곤 하니 자연스럽게 공유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김민영(22세, 대학생)

 

광고를 하는 사람 입장에선 어쩔 수 없었겠죠. 저희도 다 알고 있어요. 과장 광고를 했다가 몰매 맞는 기업들이 많아졌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착한 허위광고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거나 빨리 캡처해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한수아(25세, 사회초년생)



2. 소비자를 위한 선행을 베풀 때

기업의 선행은 20대가 실천하고 있는 윤리적 소비와 맞물려 착한 기업에 힘을 실어 줍니다. 최근 한 트위터리안이 올린 분유 관련 게시물이 2.5만 번 리트윗 되며 실트'실시간 트렌드'라는 뜻. 현재 얘기가 많이 되는, 화제가 되는 주제를 트위터 프로그램이 인지해 실시간 트렌드로 올린다.에 올랐는데요. 
30년 적자에도 미숙아와 저체중아의 성장 발달을 돕기 위해  착한 분유를 만들고 있는 매일유업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30년째 착한 분유를 만드느라 손해 보는 매일유업 / 출처 @bonesaewang(트위터)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자사 도시락을 무료로 배포하거나, 긴급지원 성금을 후원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졌는데요. MZ세대는 재빠르게 "이 착한 기업 좀 봐라? 돈쭐내러 가자!"는 반응으로 화답했습니다. 또 이들은 SNS를 통해 친구들이 착한 소비하는 것을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도 착한 소비로 혼쭐을 내주는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생활 수준이 오르다 보니까 '기왕이면 돈 쓰는 것도 윤리적이게 써보자'하는 심리가 있어요. 정치, 윤리적인 것들에 대해 관심도 많아졌고요.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사면 뭔가 지성인에서 강등당하는 느낌이랄까? 자기 검열이나 타인의 시선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죠.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착한 소비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자극을 받곤 해요. 안세연(24세, 대학생) 

한 명 한 명의 소비행위가 사회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소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소비행위가 담아내는 여러 의미를 사회의 흐름 속에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박선영(24세, 대학생)

10년 넘게 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선행을 베푸는 오뚜기에게 MZ세대는 ‘갓’의 칭호를 선사해 '갓뚜기'라 부릅니다. 꾸준히 또 묵묵히 소비자를 위한 선행을 베풀고 있는 기업들은 늘 혼쭐의 타겟이 되는 것이죠.


3. 제품은 좋은데 홍보를 못 해 답답할 때

사랑의 회초리는 너무 완벽한 마케팅이 아닌, 소비자가 해석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열려 있을 때 더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제품만 훌륭하다면 너도나도 그 판에 뛰어들어 스스로 앰배서더의 옷을 입고 혼내주기 시작해요.

뛰어난 성능에도 마케팅을 못 해 '착한 바보'라 불리고, 'LG 마케팅 대신해드립니다' 신드롬까지 가져온 LG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는데요. LG전자 제품 애호가들이 마케팅 부재로 고전하는 LG를 대신해 제품의 훌륭한 성능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해주기 시작했고 실제로 긍정적인 반응과 웃음을 동시에 이끌어 냈습니다. '제품은 좋은데 마케팅을 잘 못 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홍보할 여지가 생긴 것이죠.




 



 




 
유구한 역사를 지닌 LG전자 홍보팀 드립

 

홍보 못 해서 대신해주는 기업 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건 LG. LG가 만든 광고는 생각 안 나고 커뮤니티나 SNS에 일반인들이 만든 광고가 더 인상 깊고 오래 생각나요ㅋㅋㅋ 진짜 너무 웃김ㅋㅋ 한수아(25, 사회초년생)

단! 이 판은 절대로 기업이 연 느낌이 나면 안 됩니다. 'LG 마케팅 대신해드립니다' 사례 이후, 이 형식을 악용해 광고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는데요. 모든 것을 검증하는 요즘 MZ세대들은 이런 거짓 마케팅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인위적인 입소문을 내려다 걸리기라도 하면 오히려 더 큰 참교육을 받게 되죠.


몇 달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봉선씨가 50m 높이에서 LG 핸드폰을 떨어트렸지만 액정이 박살 나지 않은 상황은 절대 기업이 바랐던 게 아니잖아요. 너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박이 난 겁니다. (잊지 마세요. 핸드폰이 자발적으로 떨어진 겁니다!)

입소문은 소비자의 측은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기업 참 좋은데.. 홍보가 아쉽네.. 도와줘야지!' 이렇게요. 기업이 바라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의외의 반응들이 터져 나올 때가 찐입니다.ㅎㅎ 그래야 더 공유도 많이 되고 혼쭐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최광래(28세, 대학생)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가장 행복한 것은 '찐 팬'들의 매질입니다. 미래의 최고 소비자인 10대들은 이미 용돈을 모아 돈쭐을 내주는 것에 익숙하거든요. ↓ 
 



 



 



 



 
통장 잔고를 보여주며 돈쭐을 내주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10대! / 출처@sjcbler (트위터)

 

그럼 브랜드 찐 팬은 어떻게 만드냐! 의문이 드실 텐데요. 2011년 처음 시작해 누적회원수 4만 명을 돌파한 국내 최대 규모의 단행본 멤버십 서비스 '민음 북클럽'이 모범 답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매개로 독자와 저자, 출판사가 직접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 민음 북클럽은 매년 회원들만 소장할 수 있는 특별한 디자인의 도서와 굿즈를 제공해 단단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번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도서 이벤트민음사 패밀리데이 참여 자격을 팬으로 한정해 민음 북클럽에 대한 로열티를 공고히 만들고 있죠. 2019년 9기 회원을 모집할 때는 서버가 마비되기까지 했대요.





 



 
모집 1시간 만에 가입자 수 1천 명 돌파한 민음 북클럽 / 출처 민음사 출판 그룹 홈페이지

 

브랜드의 팬 만들기.  아마 모든 마케터들의 숙제이자 바람일 겁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다양한 전략을 고안해보세요. 한번 팬이 된 '팬슈머'들은 여러분의 브랜드를 쉽게 떠나지 않고 아낌없는 돈쭐을 내줄 테니까요. (팬 만들기 전략 어려우면 전화주세요. 잘하는 곳 있거든요. 02-735-3800)


캐릿의 5줄 요약
1.광고는 과장하지 않고 정직하게 해야 신뢰가 생기고 입소문이 돈다.
2.착해서 손해 보는 기업? '갓'의 칭호를 얻으리라.
3.입소문 주작하다가 걸리면 후폭풍이 배로 돌아온다.
4.
혼쭐이 났을 때의 피드백? MZ세대가 하라는 대로 한다. (신봉선씨에게 최신폰을 선물한 LG의 사례) 
5.찐 팬을 만들어라! 한번 덕후가 되면 돈쭐은 따라온다
캐릿 아이콘 정혁준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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