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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퇴근하는 신입사원이
“워라밸이 안 맞다”고 말하는 이유

2020.04.27 (Mon) /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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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를 꼭 읽어야 하는 분들 
-꼴랑 1시간 더 일했다고 징징거리는 후배가 얄미운 박대리
(라떼는 아침 7시에 출근하고 매일 야근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주말 출근까지 했는데!)
-매년 신입사원 퇴사율이 높아져서 멘붕인 인사팀 매니저
-후배들이랑 잘 지내고 싶은데 요즘 애들은 뭘 좋아하는지 도통 알 수 없어서 답답한 강선배


MZ세대1980년부터 2000년 초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직장 생활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말 중 하나가 ‘워라밸(work-life balance)’입니다. 실제로 지난 1월 잡코리아가 <좋은 직장의 조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워라밸 보장(49.9%)’이 1위에 랭크됐다고 합니다.

뭐 요즘 워라밸 중요한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문제는 리가 생각하는 워라밸과 요즘 친구들이 생각하는 워라밸이 조금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부장님 과장님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어요. 대리급인 내가 봐도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 종종 생기거든요. 이렇게 꼰대가 되는 걸까요? 흑.

예를 들어 볼게요. 우리가 아래와 같은 조건의 직장에서 근무한다고 칩시다.

✔9 to 6 근무.  신입사원 포함 사원급은 10분에서 20분 정도 일찍 오는 분위기. 야근 수당이 따로 없는 대신 야근 자체가 많지 않음. 월말에 3일 정도. 그것도 8시를 넘기지 않음.
 
아마 이 기사를 읽는 기성 직장인 대부분이 ‘저 정도면 워라밸 양호한데?’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세상에 완벽한 직장은 없으니까요. 저 조건에서 급여만 괜찮다면 큰 불만 없이 다닐 수 있다고 판단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와 함께 일할 신입사원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답니다. 워라밸이 안 맞아서 불만이래요. 심지어 더 나은 워라밸을 찾아 퇴사하는 직원도 있다네요.


“요즘 애들은 불만이 너무 많아. 쯧쯧쯧. 라떼는!” 드립으로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걸 다들 체감하고 계실 겁니다. 개인에게 책임 전가(=“이번 신입사원 잘못 뽑았다”)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다음에 뽑힌 사원도, 그다음에 뽑힌 사원도 비슷한 불만을 내비치는데 언제까지나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후배 직원이 회사나 팀에 불만을 많이 가질수록 함께 일하는 우리도 힘들어집니다. 만약 그 친구가 퇴사하겠다고 선언한다면 더 피곤해질 테고요. (뽑아서 가르치는 것도 다 일이고 비용이라는 거… 다들 아시죠? 실무자는 웁니다.)

라떼는 vs 요즘엔 구도 때문에 머리 아프신 분들을 위해 정리했습니다. 사원급 친구들에게 대놓고 물어봤어요. 요즘 친구들이 말하는 워라밸은 뭔지.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건지. 일단,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전에 이거 한 가지는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MZ세대가 말하는 워라밸은 ‘9 to 6, 기계적인 출퇴근 보장’만이 아니라는 거.

즉,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 보장되는 건 기본이고, 워라밸이 지켜지려면 +α가 더 필요하다는 거예요. 아직 본론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혈압부터 오르는 라떼 여러분 계신가요? 칼퇴근 하면 됐지 뭘 더 바라냐고 윽박지르고 싶으신가요? 워워… 진정하세요. 가만히 들어보니 요즘 친구들의 주장에도 나름 타당한 지적이 있더라고요.
 

1. 불합리한 초과근무는 30분도 싫어
“요즘 애들은 30분만 야근해도 죽으려고 한다.”며 비난하는 소리가 종종 들리는데요. 먼저 그 야근이 무엇을 위한 야근이었는지 짚어 봐야 할 것 같아요.

 
업무 시간 중에 종일 딴짓 하다가 6시 넘어서야 결재해주는 부장님 때문에 야근해야 한다? 선배들 보기 좋으라고 업무 시작 시간보다 20분 일찍 출근해야 한다? 그 시간은 추가 근무로 인정해 주지도 않는데? 추가 근무를 무조건 못 받아들이겠다는 게 아니라 그 불합리한 상황이 납득 안 된다는 거라고 하네요.

Check Point
초과 근무를 관성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면 안 됩니다.  부득이하게 초과 근무가 발생할 경우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게 좋아요. MZ세대는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야근하는지. 그 이유가 불합리하진 않은지. 야근으로 인한 보상은 적절한지. 늘 고려하고 있답니다.


2. 몸만 퇴근한다고 퇴근이 아니다
고인물(!)들은 “우리 회사 워라밸 괜찮다”고 하는데  저연차들은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드는 그런 회사 있잖아요. 그런 곳들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업무 시간 외 잡무가 많아요. 주말에 쉬면서(…) 아이디어 정리해오라고 한다든가. 퇴근한 거 알지만(ㅡㅡ) 휴대폰으로 데이터 좀 잠깐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다든가. 하나하나 따져보면 별거 아닌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야금야금 일상을 침범하면 쉬어도 쉬는 게 아니라고 하네요.

 
 
솔직히 맞는 말이죠. 회사에서 일하면 야근 수당이라도 받지(그나마도 없는 회사가 더 많지만요) 집에서 일하면 인정도 못 받고 노동력은 노동력대로 착취당하는 거잖아요. 문득 자료 조사는 출퇴근길에 하라고 눈치 주던 부장님이 떠오르네요.

Check Point
정리 합시다. 

“퇴근 시간이니 어서 퇴근하라”며 정시 퇴근을 장려함=여기까진 워라밸 인정
퇴근 시켜 놓고 깜빡 잊고 말 못 한 업무 지시 생각나서 다시 연락함=여기서부터 워라밸 아님
내일 아침 9시까지 필요한 자료니, 집 도착하면 잠깐 시간 내서 보내달라고 함=워라밸 절대 X

워라밸을 판단하는 요소는 기계적인 업무 시간이 아니라 1인당 감당해야 하는 업무량(업무 강도)이라는 걸 다들 이미 알고 있답니다.
 

3. 회사 안의 라이프도 라이프의 일부
한편 의외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물리적인 업무 시간이 긴데도 불구하고 요즘 친구들에게 ‘워라밸이 좋다’란 평가를 받은 거예요.

 
반면 9 to 6를 보장받음에도 불구하고 워라밸이 안 맞는다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워라밸은 궁극적으로 ‘직원들이 회사에서의 일상에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매일 욕먹고 혼나는 데 워라밸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겠죠.

Check Point
요즘의 워라밸은 업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사내 문화나 근태 제도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회사 안의 라이프도 라이프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대기업을 외면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겠네요.


4.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것= 워라밸이 안 맞는 것
하나 더. MZ세대에게 여행은 삶의 일부입니다. 취직 후 버킷리스트에 꼭 포함된 것 중 하나가 ‘휴가 내고 해외 여행 가기’일 정도예요. 일할 땐 열심히 하고 놀 땐 확실히 놀겠다는 거죠. 

같은 맥락에서, 평소의 근무 환경이 아무리 좋더라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휴가를 쓸 수 없다면 워라밸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Check Point
팀 분위기도 좋고 퇴근도 제때 잘 시켜주는데 우리 신입 사원 표정은 왜 항상 어두울까, 의문이라면 휴가는 제때 가고 있는지 체크해 봅시다.
 

마치며. N잡이 디폴트인 세대의 워라밸
이렇게 악착같이 확보한 ‘저녁 있는 삶’으로 MZ세대는 뭘 할까요? 
놀랍게도 일을 하거나 배운답니다. 물론 회사 일 말고 자기 일이요. 휴가 가서까지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릴 여행 영상 찍는 게 요즘 친구들이래요.


요즘 친구들에게 본업 외에 서브 잡을 갖는 일은 자연스럽습니다. 취업해서 회사 일‘만’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없어요. 누구나 퇴근 후 라이프 하나쯤은 가슴 속에 품고 있답니다. 대학 가면 여행도 가고 연애도 해야지! 결심하는 것처럼요.

최근에 N잡에 대한 MZ세대의 인식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MZ세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연반인연예인과 일반인을 합친 신조어. 연예인은 아니지만 연예인 만큼의 화제성을 가진 인물을 뜻함. 대표적인 인물로는 SBS 소속 PD 재재가 있음. 재재가 개인 채널 운영에 대한 회사의 제재를 받았다는 암시를 남긴 것인데요. (관련 영상: 해피아가리 ) 해당 사건에 대해 MZ세대의 반응은 아주 차갑습니다. 시대가 어느 땐데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간섭하느냐는 입장이에요. 


브이로그를 못 찍게 하면 이런 친구들이 더 열심히 일할까요? 겸업 금지 조항을 강화해서 N잡을 못 가지게 하면 생산성이 오를까요? 이제는 정말 세대에 맞는 인재경영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캐릿의 4줄 요약 
1. MZ세대는 불합리한 초과 근무를 관성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워라밸을 판단하는 요소는 기계적인 업무 시간이 아니라 1인당 감당해야 하는 업무량
3. 회사 안의 라이프도 라이프의 일부. 즉 요즘의 워라밸은 업무 그 자체뿐만 아니라 사내 문화나 근태 제도에도 영향을 받음
4. 취업해서 회사 일‘만’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없음. N잡이 디폴트인 세대
캐릿 아이콘 김혜원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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